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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강소
“(…) 나의 그림은 전통 문인화에 담겨 있는 ‘기운으로 보는 세계’인 기운생동의 요체이다. 서구의 미니멀 아트와 유사해 보이지만 화면을 관통하는 힘은 관념이 아닌 ‘기’라는 것이다. (…) 맑은 기운이 작동될 때 그것을 캔버스 위에 풀어낼 뿐이다. 맑은 기운을 드러내는 것이 예술이기 때문이다. 좋은 상태에서 획을 그으면 신기한 무엇이 느껴진다. 무작위의 붓질이 바로 그러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서 아는 것과 감성적인 것의 중간 단계를 알게 해준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긴장된 사고라 할 수 있다.” “던진 흙이 제 몸을 떠나 뭔가를 형성할 때 제가 모르는 것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바로 작가와 흙, 공간과 시간이 함께 작용한 존재이다. 모든 존재는 존재관계가 아니라 작용관계로만 존재한다.”
이강소는 1943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1965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였다. 1970년대 부터 신체제, AG그룹, 대구현대미술제 등을 통해 한국의 모더니즘 운동을 벌여왔으며, 회화, 판화, 조각,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들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1973년 명동화랑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90년 동경화랑, 2003년 선재미술관, 2006년 프랑스 아시아미술관 등에서 수 차례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1975년 파리 비엔날레와 1977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2002 페루국립박물관갤러리 <한국현대미술전>,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의 새로운 지평>, 2007년48회 유고슬라비아 국립미술관
█ 전시개요
◦ 작가명: 이강소 (Lee Kang so) ◦ 전시명: 허-emptiness ◦ 기간: 2009. 9. 4(금)-12.31(목) ◦ 전시오픈: 2009. 9. 4(금),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 장소: 공간 퍼플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 소재, 문의 전화: 031-956-8600) ◦ 전시작품: 2009년 회화 작품 28점, 조각5점, 설치 1점 공간 퍼플에서는 오는 9월 4일부터 12월 31일 까지 약 4개월간 이강소의 근작을 선보이는 전시를 마련합니다. 다양한 장르를 통한 새로운 실험과 활발한 작업활동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던 이강소의 이번 근작전에서는 2009년에 새롭게 선보이는 회화작품과 설치작품이 전시됩니다. 공간 퍼플의 2009년 하반기 기획전으로 준비된 본 전시에서 작가 이강소의 깊이 있는 예술적 감성과 그 새로운 시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기획의도
<이강소 1989-2009>전은 한국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강소의 회화작업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입니다. 갤러리현대에서는 1989년부터 2009년에 이르는 시대적 흐름의 회화작업을, 공간 퍼플에서는 2009년 신작을 중심으로 하는 회화작업과 분황사를 주제로 한 설치작업 등 100여 점을 선보입니다. 한국현대미술의 태동기 1970년대부터 이강소는 회화ㆍ 판화ㆍ 입체ㆍ 비디오ㆍ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업을 실험하였으며, 특히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전시장 수위의 집 닭을 빌려와 화제가 되었던 ‘닭 퍼포먼스’ 를 비롯한 설치작업은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전위적인 작업들은 1960년대 후반 일본의 모노하, 이태리의 아르테 포베라, 미국의 미니멀리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의 개념미술로 이름 지을 수 있는 미술사 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40여 년의 화력에서, 1985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최근까지의 작업은 주로 평면작업에 집중한 시기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의 회화작업은 한국 특유의 표현적 회화의 한 가능성을 넓혔으며 현대미술의 중요한 화두인 ‘이미지와 실재’의 관계를 해석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시기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오리, 배, 집 등은 이미지의 원래의 뜻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자체의 독자적인 실재’ (이 일)를 만들어내는 인식의 자유로움이었습니다. 이처럼 고정된 정의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하는 그의 창의적 프로세스 속에서, 우리는 미지의 세계를 만날 수 있으며 ‘상상적 실재’ (이 일)를 하나씩 만들어 갈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태도를 기저로 이미지와 실재라는 이중구조를 뛰어넘어, 단순․소박한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곳에는 어떠한 과정도 의도적인 것이 아니며 그곳에 존재하는 어떤 이미지에도 구속 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상상과 무한한 가능성 만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그의 작업들은 미술의 다양한 영역을 압축하고 순화시키게 되었습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이미지와 실재, 특수와 일반, 개념과 지각 등 이중적인 요소들을 하나의 화면에 공존시키면서 오직‘자유로운 프로세스’로 환원시킵니다. 그곳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끝없는 갈등과 압력 속에서도 그는 회화적인 화해 행위를 통해 ‘즐거운 장소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이미지의 부정 사이에서, 오히려 신선한 ‘파동 wave’ 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길들여진 이미지가 아닌, 그린다는 행위와 방법 그 자체로서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그 행위를 객관화시키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이미지와 다른, 그러나 그 이미지를 떠나지 않는, 순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의 뛰어난 운필의 속도감이나 기교마저도 겸손함과 소박함을 통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는 ‘허 emptiness’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가장 격정적인 순간에도 아무것도 구하지 않는 ‘비움의 세계’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이 기획은 이강소의 40여 년의 화업 중, 가장 밀도 있는 1989년부터 2009년까지의 회화작업과 2009년의 <분황사 탬플>의 설치작업을 통해서 본성의 참모습을 드러내고, 혼성과 혼돈의 시대에 하나의 예술적 제안이 되고자 합니다.
김용대 Kim Yongdae (전 대구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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