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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답사기2 정경식
2010/03/16 14774

이글은 제가 쓴 것이고 이전글은 우리 마눌님의 글을 퍼온것입니다.

일요일 새벽3시. 피곤한 몸을 억지로 깨워 하루를 힘차게 달리려 몸부림친다.
아무도 없는 일요일 새벽 지하 주차장에 나와 집사람 둘이서 차량 트렁크 문 앞에 서성거린다.
등산화와 배낭을 집어 넣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아파트를 나선다.
일요일이라서 인가? 아니면 너무 일러서 인가? 왠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아무도 없는 고속도로는 나만의 나를 위한 장소임에 분명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소백산. 코스는 죽령~연화봉~비로봉~삼가 탐방소까지 17KM. 짧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이다. (물론 백두대간 종주팀은 보통 20KM를 간다.)
새벽안개가 있었고 바람이 쌀쌀했다. 단양에 도착하니 6시 30분 이곳에 차를 주차해 놓고 고수대교 앞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하루에4번 운행하는 시내버스. 가격은 2200원. 버스엔 나와 아내 그리고 나이 많아 보이는 중후한 시골 아저씨 한 분. 이세명이 전부였다. 시골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첫차만 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느낌. 그래도 조금 이상한 것은 예전엔 시골에 (지방) 오면 첫차는 많은 사람이 타고 내렸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닌가 보다.
7시20분 죽령. 중간에 시골아저씨도 내리고 우리 둘만이 이곳에 내렸다. 상점도 모두 잠들어 있고 우리 둘만 이곳에 남아 있다. 서서히 동이 터오고 우리는 산을 향해 올라 갔다.
죽령 탐방 센터. 휑하니 건물만 있고 관리인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 벤치에서 버너를 꺼내 아침을 먹기로 했다. 메뉴는 라면에 밥 말아먹기. 허기진 배를(?) 채웠다. 바람이 싸늘해 오래 있기엔 역부족. 서둘러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죽령 탐방 센터에서 천문대까지는 7KM.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으나 지금은 눈에 덮여 보이질 않는다. 중간에 제2 연화봉에 중계소 건물이 딱하니 버티고 서있다. 이곳에 도착하니 부부 한 쌍이 식사를 하고 있다. 모른 척 옆에서 둘 만에 커플 사진을 찍는다. 그들도 힐끔힐끔 쳐다본다. 이제야 사람들 무리가 우리 옆을 지나간다. 그들은 백두대간을 전문적으로 타는 그룹인 것 같다.
우린 그들에게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봤다. 그들은 국망봉 지나 고치령까지 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곳은 봄철 산행금지 구간이다. 진정 산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우리부터 규칙을 지켜야 되는데 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하며 그리고 세상사는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벌써 천문대와 연화봉이다.
연화봉 바로 아래 천문대가 잇다. 아침엔 모두 잠들어 아무도 안 보이고 낮 1시~6시까지 견학을 받아 준다고 한다. 물론 밤엔 연구를 위해 천문대를 개방하지만 소백산 자체가 야간 산행 금지구간이다. 그래서 별을 볼 순 없다. 연화봉 정상부터 비로봉까지는 능선이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다만 한번의 계단으로 된 깔딱 고개가 있다. 숨을 헐떡이며 계단을 오르니 비로봉 이곳이 우리가 그토록 오르려 한 그 곳이다. 주변이 탁 트여있는 것이 가을에 야생화가 만발하면 장관일 것 같다. (고지대 야생화는 봄이 아닌 여름 이나 가을에 꽃이 핀다.)
시계를 보니 1시 10분. 죽령에서 출발한 지 5시간 20분. 거리는 11.5KM. 이제 하산 길만 남았다.
버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점심은 그 후에 먹으면 되니까.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내려왔다. 중간에 민박집도 보인다. 길가에 아저씨 접시를 내밀며 이것 좀 맛보라 한다. 야콘. 난생 처음 먹어본다. 단맛과 몸에 좋다는 말보다 시원한 맛이 맘에 들어 한 봉지 샀다. 또 다시 버스 정류장을 향해 GO GO.
삼가 주차장에 다다랐을 즈음 친절한 아저씨의 차를 얻어 타고 풍기까지 와 버렸다.

아침 7시50분에 시작된 산행은 오후3시에 삼가동까지의 대장정은 이렇게 끝났다.
산이 있어 내가 그 곳에 있다.
좋은 아침입니다~
소백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