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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山, 나를 죽이는 山 “小白山” 심현정
2010/04/01 14007
금요일 아침, 내일 있을 산행에 맞춰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무장을 한 나는 출근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다른 출근자들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아마 그들은 놀러가는 나의 모습에 내심 부러워 했으리라.’ 사무실에 들어서자 마자 내 모습을 본 촬쑤부장님의 한마디 “우와~ 심과장 에베레스트 가도 되겠다 멋있네.^^” 번지지르르한 Climbing Look과는 다르게 이미 내 몸은 벌써 산행한 것처럼 피곤하다. 이 남 부끄러운 체력이란….
오전 업무를 부산하게 마치고, 소백산으로 가는 우등버스에 몸을 실었다. VIP 리무진 버스의 안락함과 여유로움에 잠시 산행에 대한 걱정은 뒤로 하고 어느덧 단양에 도착했다.
성도에 입사하고 1년이 지난 후, 새해 벽두에 한라산으로 전직원 Kick off 산행을 다녀왔다. 그것이 내 인생의 첫 등산이었다. 언제나 나는 등산을 생각하면, 맘과는 다르게 떨어지는 체력에 눈물콧물이 쏙 빠졌던 기억이 난다. 이번 산행은 이런 저런 이유로, 함께 하지 못했던 나에게도 꼭 해야만하는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웬지 모를 설렘과 두려움으로 내 심장은 산행을 마치기 까지 100m 달리기를 마친 사람처럼 두근거리다 못해 벌렁거린다.
산행에 대한 설렘때문이었는지, 금요일 밤 내내 한숨도 못 자고 엎치락 뒷치락하며 잠을 설쳤다.
올갱이 해장국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드뎌 산행을 시작한다.
A조의 뒤를 따라, 내가 속한 B조도 걸음을 내딛는다. 시작부터 계속되는 언덕길… ‘헉, 시작부터 벌써 이러면 난 과연 오늘 산행을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칠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1.5km 정도 올라갔을 무렵, 왼쪽 고관절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다. 왼발을 내딛을 때마다 욱신거렸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눈이 무릎까지 차오르고 나처럼 짧은 사람기준으로는 허벅지도 넘어갈만큼 눈이 쌓여 있는게 아닌가.
다리를 높이 올릴 때마다 왼쪽 고관절은 더 심하게 쑤셔온다. 3.3km 무렵 더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중도 포기를 팀 내에서 외논 후, 회장님께 보고한다. 회장님 말씀이 “나의 안전을 위해 혼자 내려보낼 수는 없으니, 산 아래 대기 직원이 올라와서 나와 함께 하산하게 해야 한단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허걱, 내려가기 위해서 또 누군가를 힘들게 해야만 하는가’ 나의 하산 결정은 앞으로 갈길이 멀고, 나 때문에 우리 조원들이 많이 힘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어쩔 줄 몰라하는 나를 향해 우리 조원들 모두가 하는 말이 자신은 괜찮다며 함께 가자고 나를 성심껏 독려한다.
우리가 가는 모습을 그냥 카메라에 담기만 하면, 영상다큐 [山]이다. 새하얀 산 위를 눈보라와 맞서가며 일렬로 묵묵히 전진하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상념에 젖기도 한다.
조선시대 풍수학자인 남사고는 소백산을 일컬어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나에게 있어 소백산은 “사람을 죽이는 산”이라며 동료들에게 농을 걸어보며 산을 즐기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어느덧 희방 폭포에 다다랐다. [壯觀]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는 말이리라. 소백산의 설경이 유명하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을 실감케 하는 순간이다. 기다리고 있던 산악대장님의 카메라에 우리 조원들의 추억을 새긴다.
하산 후, 절뚝거리며 식당으로 들어가는 우리를 향해 먼저 내려가신 분들이 고생했다며 격려의 박수로 맞아 주신다.
함께하는 산행, 고난과 역경을 함께한 동료의 뜨거운 공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자연 앞에 사람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나는 오늘도 감사한다.
무사히 소백산 산행을 마칠 수 있음을,

나를 위해 등을 떠밀어 주다 체력 소모가 많아진 이뿌니 도희씨,
무리하지 말라며 심리적으로 계속 나에게 격려를 준 성도의 ‘깡’ 석주씨,
페이스 조절을 위해 말씀도 아끼시며 스스로의 싸움에서 진정으로 승리하신 노익장^^ 병호오빠,
묵묵히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시고, 스패츠를 빌려 준 승일 오빠,
아이젠도 조여주고, 앞에서 끌어주고, 발도 받쳐주고, 힘내라고 음악을 틀어주던 내 오랜 동생 깔끄미 용상씨,
돌아오는 버스에서 싱싱한 과일과 야채로 간식을 준비해준 산사나이 경식오빠,
나를 향해 수고했다며 격려의 박수로 맞아주신 상래오빠, 윤진언니, 희호오빠, 미숙언니, 이 모두를 포함한 성도의 언니 오빠들, 동생들,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나의 소백산 후기를 마친다.


물류팀의 작은 편지를읽고~
물류팀의 좋은 글 편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