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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더산악회> 11월 산행 후기 - 설악산- 황하얀
2007/12/04 16683

오색(五色)약수터에서 시작된 오색(五色)의 교훈

삼더산악회는 설악산 등반 계획으로 한껏 들떠 있었다. 플랜카드제작, 헤드랜턴 구매, 정상에서 먹을 식량 준비 등등 꼼꼼히 준비물을 체크하고 산행 계획을 세웠다. 누군가가 준비하는 자가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고 했던가.
10월 12일. 날씨 맑음.
설악산으로 행하는 차안에서 아름다운 일곱빛깔 무지개가 보였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손동구 부장을 중심으로 10명의 원정대원은 산행에 앞서 오색약수터에서 비빔밥으로 간단히 배를 채웠다. 작년에 수해로 인하여 오색약수터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복구작업에 한창이었다. 주변의 호텔이나 온천을 비롯한 상권도 거의 휴업 상태였다. 수해의 무서움과 자원의 소중함을 동시에 느끼게하는 광경이었다. 태풍의 영향이라고는 해도 기상이변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산을 보니 자연에 대해 왠지 마음이 숙연해졌다.
12시. 이런 자연에 대한 미안함을 뒤로한채, 우리는 자연의 품으로 안기기위해 산행을 시작했다. 우리가 택한 코스는 오색-대청-중청-한계령. 무려 11시간으로 계획된 우리의 산행이 조금 부담으로 느껴졌다.
해발 1,708m의 대청봉답게 시작부터 끝없는 오르막을 뻘뻘거리고 올라갔다. 무슨 계단이 그렇게나 많은지, 등산을 가면 으레 바위길이나 숲길을 생각하는데 우리가 올라가는 길은 계단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좀더 자연을 가까이하고 흙을 밟기 위해 산에 오른 나에게는 불만이었다. 물론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았겠지만 이렇게 계단오르기 위해 굳이 설악산까지 온건 아닌데, 또 이렇게 사람들의 편의만 생각해 산에다가 인위적인 작업을 하니 산들이 남아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청봉을 1.5km남겨놓은 구간. 계단을 오르려니 막막하기만했는데, 지나가시는 분이 ”100개가고 쉬고, 100개가고 쉬고 하면서 가면 금방이예요.” 라며 계단 오르는 요령을 알려주셨다. 100개까지는 도저히 오를 힘이 없어 30개씩 올랐다. 30개오르고 쉬고, 30개 오르고 쉬고… 그 분의 말씀처럼 계단 오르기가 훨씬 수월했다.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목표와 또 적당한 휴식.” 설악산에서 얻은 최대의 교훈이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그 길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얻는 것도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다른.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재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갈수 있는 것이다.
4시30분. 드디어 대청봉. 최고의 목표에 도착했다. 정상은 감히 누구나가 범접할 수 없다는 듯, 대청봉 주위는 큰 바위들로 뒤덮혀 있었다. 정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구름을 밟고있으니, 바람과 내가 하나가되고, 마치 한마리의 새가 된 듯 하늘을 날고 있는 기분이었다.
대청봉 기념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0.4km 아래 중청대피소로 내려갔다. 대피소는 생각했던 것 보다 깨끗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준비해간 미역국밥, 육개장국밥등 각종 국밥과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었다. 역시 산위에서는 컵라면이 최고였다. 따뜻한 국물이 몸과 마음을 녹여줬다. 7시부터 휴식시간을 가졌다. 5시간 동안 걷느라 고생한 다리에게도 휴식이 필요하지. 비록 대피소의 임시 숙소였지만 두다리 뻗고 누우니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13일 아침엔 일출을 보고싶었던 우리들의 바람과는 달리 안개가 자욱해 일출은 커녕 한치 앞도 보기 힘들었다. 하산길은 가방도 가볍고, 내리막길이라 가볍게? 5시간만에 내려왔다.
10시간의 이번 설악산등반은 나에게 준비와 계획의 중요성, 자연에 대한 고마움, 목표설정과 휴식의 중요성,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팀원들에 대한 신뢰감의 오색(五色)의 교훈을 확인시켜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삼더산악회> 12월 산행 후기 -청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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