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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힘과 열림 - 창덕궁 연경당 김효린
2011/09/09 38130

지난 여름..
남편과 함께 오랫만에 나들이에 나섰다.
아기를 놓고, 밤잠을 설쳐가며 나란 존재보다 새로운 생명 하나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쏟고 있는 부부를 위한 작은 여름 휴가로 선택한 창덕궁 나들이..

창덕궁은 1405년 경복궁의 이궁으로 지은 궁궐이다. 경복궁의 동쪽에 위치한다 하여 이웃한 창경궁과 더불어 동궐이라 불렀다. 임진왜란으로 모든 궁궐이 불에 타자 광해군 때에 다시 짓고 고종이 경복궁을 중건하기까지 정궁 역할을 하였다.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오랫동안 임금들이 거처했던 궁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궁궐은 중국,일본,유럽 등과 비교하면 처음 보았을 때 규모나 보존 상태에 대해 실망할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러했으니까.. 하지만 다시 한번 살펴보면 구석 구석 작은 전각 하나, 나무 하나, 풍경 하나까지 조화롭고 의미가 있는 따뜻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중에서도 창덕궁 연경당..

연경당은 정면 6칸, 측면 2칸, 단층팔작지붕집이다. 1828년(순조 28) 진장각(珍藏閣) 옛터에 세워졌다. 매우 단촐하고 아담한 공간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연경당을 이리 저리 둘러보았을 때 내 시선을 사로잡은 모습.. 열려 있으면서도 뭔가 이어져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의 공간.

저 문들은 열려있는가? 그렇다. 분명히 열려있다. 하지만, 완전히 열려 있지는 않다. 안과 밖 사이의 문은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킨다. 한옥만이 연출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완전히 열려 있는 듯하면서도 완전히 열려 있지 않다. 저 안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밖을 분명히 환히 내다본다. 하지만, 그것을 전부 지향하지는 않는다. 속살의 품위와 자존심을 꼿꼿이 지키면서 밖을 내다보고자 한다. 이 세상도 그렇지 않을까. 엄청난 변화의 속도 속에 항시 우리는 열린 자세를 요구받는다. 하지만, 그것은 내것을 모두 버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신의 주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연경당의 저 자태처럼, 나를 안으로 삭히고 가꾸어 성숙시키는 '은미로움'도 이 개방의 시대에 꼭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가끔, 옛 건물들을 돌아보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지는 것 같다. 이런 것 또한 우리의 한옥이 가지고 있는 여유로움과 어울림의 공간에 영향을 받아서겠지...

앞으로도 종종 가까운 옛 건물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아야 겠다.

2011.09.09
김효린
한 여름 밤 별빛 아래...
[영화] 샤크나이트 3D 시사회에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