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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이선옥
2008/05/19 77544

달콤한 나의 도시
저자 : 정이현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정이현의 두번째 작품<달콤한 나의 도시>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성격의 작품이다. 신문에 연재되었던만큼 이는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삼분의 일 가량 책을 읽었을 때는 실망을 많이 했었다. 아무리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도 좋지만, 스토리 전개가 너무 일반화되고 뻔한 도시 커리어 우먼들의 신세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가끔씩 눈에 띄는 가슴에 다가오는 문장들을 위안 삼아 실망을 참으며 끝까지 읽어 내려가자 조금씩 숨겨진 그녀의 ‘화두’가 가슴 깊숙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스무살엔, 서른살이 넘으면 모든게 명확하고 분명해질 줄 알았었다. 그러나 그 반대다. 오히려 “인생이란 이런거지”라고 확고하게 단정해왔던 부분들이 맥없이 흔들리는 느낌에 곤혹스레 맞닥뜨리곤 한다. 내부으 흔들림을 필사적으로 감추기 위하여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일부러 더 고집 센척하고 더 큰 목소리로 우겨대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말들은 잘한다. 각자의 등에 저마다 무거운 소금가마니 하나씩을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걸어가는 주제에 말이다.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하는걸까..-본문中에서>

서른한살 직장생활 7년차 대리 미혼여성 오은수 그녀를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 도시여성 아니 나아가 도시적 삶을 살아가는 모든이들의 코드를 발견하게 되고 그속에서 우리는 삶의 이야기에 동화하게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인 인생에서, 시간을 위안 삼아 살아왔던 자신의 마음을 지탱하는 한 축이 무너지는 아픔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인생에는 명확한 것이 하나도 없다. 선택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오은수는 책 속에서 매번 선택의 순간에 부딪힌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 부터 김영수란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까지.. 자기가 알고 있던 것들이 매번 무너지면서도.. 그녀는 삶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한다.
그러나 결국 그녀가 알아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많은 실패와 고민 속에 그녀가 얻은 것은 없다. 다만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이것 하나다.

소설을 읽다 보며 많은 이들이 호응을 하고 현실적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을때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점들은 달콤한 나의 도시로 많은이들을 유혹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 쫓긴 그리고 일에 몰두하고 있는 도시인들의 삶의 코드가 그대로 녹아있어서 더욱 공감대를 형성할것이며, 누구나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편한 문체와 소재들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인생의 본질 혹은 삶의 총체성에 대하여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했던 이전 소설에 비하면 가벼울 수도 유치할 수도 있는 소설이나, 소설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산물이다. 정이현의 소설은 혼란한 그 무엇도 규정할 수 없는... 다만 사랑을 통해서만이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요즘 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1%행운 <내인생에서 놓쳐선 안될..>
최고의 치료약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