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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 숟가락 하나" 읽고... 장석주
2008/12/17 53597

지상 숟가락 하나
저자 : 현기영
출판사 : 실천문화사
오래전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었던 책. 지상에 숟가락 하나
작가의 유년시절 이야기로 작가의 고향인 제주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관광지 제주가 아닌 그의 기억 속 여리고 암울했던 시절의 제주다.
이 책은 1/4분량을 4.3사건을 이야기하는데 사용한다. 지난시절의 제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지라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언급될만큼 작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작가 뿐만 아니라 그 시대 그 곳에 살았던 제주도민이라면 4.3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4.3사건 외에도 많은 분량을 차지한 내용이 6.25전쟁이다. 어린시절 이렇게 큰 사건을 두 번이나 겪었으니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인생이다.
역사에 감감인 나는 4.3이라는 것을 대학에 들어간 후에 알았고 6.25때 제주도까지 피난민이 내려갔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육지와 떨어진 섬 지역이라 그 영향이 덜할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오히려 4.3의 잔여물이 남아 더 혹독한 6.25를 보내야 했던 제주도민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아이는 아이인지라 친구들과의 놀이가 빠질 수 없고 사춘기 시절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예외는 아니었다. 또한 제주도에 많다는 돌, 바람, 여자가 이야기에서 빠지지않고 등한하고 제주의 중심 한라산과 그 주변에 둘러쳐있는 바다도 어린 시절 추억 속의 한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글 속의 제주 방언도 읽는 재미를 더했다. 제주 방언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육지사람들이 읽기에 부담없는 정도로 그 수준을 잘 맞추어놓았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섬이었던 제주도의 이미지에 이제는 그 속에 슬픔을 안고 있는 섬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제주도란 말이 한층 더욱 실감나게 해주었던 거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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