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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김효린
2007/02/28 100837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저자 : 시오노 나나미
출판사 : 한길사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시오노 나나미 저
김효린

마키아벨리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군주론’이 떠오른다. 그와 함께 권모술수에 능하였고 현실적인 인물이었다는 평이 생각난다. 그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권모술수를 잘 쓴다고 하니, 약삭빠르고 기회를 잘 이용하는 인물로 보는 이들도 있고, 실제 그 자신도 자신의 글에서 ‘사람들은 나를 악마의 제자라 부르곤 하지...’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오노 나나미는 마키아벨리에 관하여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라는 제목으로 책을 썼다. 그가 실제 어떠했든 제목을 보고 나면 누구라도 약간의 의문과 함께 호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 그녀는 마키아벨리를 ‘나의 친구’라 부르고 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마키아벨리즘의 주인공을 그녀는 어떻게 친구라 부를 수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1960년 초 일본에서 깊은 관심을 갖고 참여한 학생운동이 좌절되자 고민에 빠졌다가 이탈리아로 건너가 마키아벨리를 읽게 되었고, 역사의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기를 변화시키고 그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논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마키아벨리에 관해 쓰게 된 계기는 그녀가 피렌체 시문에서 10킬로미터쯤 떨어진 산탄드레아에 있는 산장에서 피렌체를 바라보며 마키아벨리가 자기 자신에게 쏟아부었을 들끓는 분노를 생각하고 그의 생애를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책의 제목도 그때 정했다. 그 15년 후에 쓴 것이 바로 이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이다.

‘피렌체의 존망’이라는 부제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시오노 나나미는 르네상스의 황혼이 짙어가는 피렌체에서 벌어진 잦은 정변과 음모, 내분과 외침, 세도가의 끊임없는 흥망성쇠를 현란한 두루마리 그림처럼 바닥에 깔고, 토스카나 지방의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무수한 군상들 사이를 동분서주하는 마티아벨리르 넘치는 애정으로 그려나간다.

시오노 나나미가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에서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 한가지 잪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공화주의자였던 마키아벨리가 공화 정체를 주로 다루면서 여러 정체 전반을 논한 <정략론>을 쓰기 시작해 놓고, 왜 중도에서 중단하고 단숨에 <군주론>을 완성하게 되었느냐는 의문에서 그녀는 마키아벨리가 공화주의로부터 전환했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로는 로렌초는 행복했던 지난날의 명군일 뿐이며, 그의 죽음을 경계로 불행한 시대에 접어든 피렌체와 이탈리아를 구하려면 약하지만 체자레 보르자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이제 이탈리아의 통일을 위해서는 공화정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논리는 어딘가 빈약함을 보이며 또 이후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완성하고 다시 <정략론>을 종합한 것에 대해서는 그녀도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강의시간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한다면,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자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은 공화정을 이상으로 생각하지만 당시 마키아벨리 자신과 메디치가와의 관계를 따져볼 때 공직 복직을 위해 그러한 내용의 글들을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글들에서 쓴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수시로 보이는 그의 공화주의적 태도를 볼 때 군주론로 전환했다는 점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는 누구보다도 마키아벨리에 대해 인간적으로 바라보고 그의 생애와 사상, 시대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한 번쯤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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