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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에세이/논픽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민병우
2007/10/23 49575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저자 : 류시화
출판사 : 열림원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민병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시인인 류시화가 인도를 10여 년 동안 여행하면서 자칭 수행자라 일컫는 기인들과의 만나면서 그들의 재치 있고 통찰력 있는 이야기들을 묶어놓은 여행담이다. 읽는 순간, 인도인들의 엉뚱함에 한번 놀라고 어록에 또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인도하면 황토 빛 갠지스 강과 인구가 많고 가난한 나라라고 알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인도를 무한한 동경심과 더불어 꼭 한 번 생을 마감하기 전에 둘러보아야만 할 인생의 목적지라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무엇이 작가를 인도에 10여 차례나 여행하게 만들었는지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또한, 인도는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나라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은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성자들의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인도인들이 행하고 있는 특이한 명상법 있는데, 그것은 "노 프라블럼 명상법“이다. 말 그대로 풀자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결코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말이 쉽지, 우리가 정말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하지만 인도인들은 그 말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여행지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에는 그 명상법이 삶에 녹아있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얼빠지고 삶에 대한 욕망이나 더 발전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춰질 수 있음에도 그들의 말과 행동에는 언제나 여유가 있고 통찰력이 있으며 인간으로서 깨달아야 할 모든 것들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은 책을 많이 읽어서도 아니었고, 학식을 많이 쌓은 학자들이어서도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마음의 양식으로 가득 찬 이들만이 펼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였다. 비록 누더기를 걸치고 돈을 구걸하더라도 당당하고 당찬 걸인의 모습이 벌써 성자였으며, 가난한 민초들의 모든 것을 초연한 듯한 모습들이 나에게도 마음의 조급증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는 신비한 힘으로 다가왔다.
작가는 진정한 인생의 스승을 찾기 위해 매번 여행을 떠났지만, 항상 그의 곁에는 스승이 먼저 와있었다. 만약 내가 인도에 간다면 나만의 스승님도 나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꼭 가 봐야 할 의무감 같은 것이 생긴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아야 할 텐데 하다가도, 인도인들은 말하지 않는가?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고... 내가 조금 늦는다고 탓하진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인도인들은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을 본다는 옛말이 있다고 한다. 인도를 여행하게 된다면 얼굴의 청결보다도 영혼의 청결함을 더 챙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까지 생겼다.
인도의 오지를 여행하면 버스시간, 기차시간이 늦추어지는 것은 다반사인가 보다. 하지만 모두들 한 마디의 불평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그들만의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어가기를 기대하지 말라. 일들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여라“는 즉 삶에 순종하여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것이 최선임을 그들은 벌써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인도인들은 남루하게 변장한 인생을 초월한 대철학자들이 아닐까한다.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인도인들의 말을 꼭 긍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요즘 들어서는 ”복운은 이미 태어날 때 정해져 있다. “ 라는 옛말과 더불어 자꾸 되씹어지는 이유는 또 뭘까? 하지만 비록 내가 이렇게 느끼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만은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다며 꼬득여야 ? 만 하는 내 마음 또한 아비로서 편안 할 리 없음에 가슴 쓰려한다.
그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라마다의 고유한 민족성으로 인도를 이해하는 것이 마음 편하리라 생각된다. 인도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나또한 속물 중의 속물이 아니던가..... 하지만 나 또한 우리나라의 민족적 기질을 이어받아 발전하고 나아지려고 노력했을 뿐이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는다. 인도인들의 가장 큰 축복은 화장되어 갠지스강에 뿌려지는 것이라 한다.
이 가을, 자신의 다리뼈로 피리를 만들어 분다는 노인도 만나고, 축복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하늘 호수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밀리언 달러 티켓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