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판매학
저자 : 레이 모이니헌
출판사 :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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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판매학. 제목을 보면 이게 무었인가. 이런걸 누가 산다는 건가. 좋지도 않은 것을 그것도 돈을 주고 구매한다는 것인가?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아니 어떤 방법으로 광고를 하길래 판매까지 가능하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한 장 한 장 눈에서 읽혀지고 나도 모르게 오른손이 다음 페이지를 궁금해 잡고 있을 때, 나는 이전에 내가 건강을 위해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뿌듯해 했던 나의 행동들이 결국엔 제약회사의 마케팅전략에 넘어가 나에겐 과분한(물론 약간의 투자는 건강의 중요성을 비췄을 때 필요할 것이다) 투자를 하여, 몸을 위해서 소비를 하였다 생각하였지만, 결국 마음이 더 뿌듯해지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랄까 그들의 철저한 시장조사와 인간의 약한 마음에 허를 찌른다고 해야 할까?
마케팅의 본질은 시장을 넓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연히 제품이 지닌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은 극대화해야 한다. 일반적인 제품의 경우라면 이러한 공식이 금방 머리에 들어오지만 제약회사의 마케팅에는 바로 접목하기가 조금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약회사의 제품은 약품이고, 약품은 인간의 건강 나아가서는 생명과도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는 의약품 광고를 최종 소비자에게 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물론 의약품 중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경우는 일반 광고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 타이레놀, 인사돌, 까스활명수 등등)
이렇듯 대중적인 광고가 어렵기 때문에 제약사에서는 우회적으로 광고를 내보낸다. 즉, 최종소비자인 환자에게 약품을 처방하게 되는 의사들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설파하는 것이다. 일례로 호주에서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전자차트에 제약사 광고를 실어서 많은 수익을 내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의 광고는 기존 시장 안에서 제품을 홍보하는 데는 적합할지라도 제약회사의 시장 그 자체를 넓히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질병을 판매'하는 것이다. 사실 제약회사가 이러한 개념을 알고 접근하는지는 몰라도, '질병판매학'의 저자는 그렇게 이해를 했다. 나도 이해가 되는 것 같다. 미국 역시 대중적인 전문의약품 광고는 쉽게 허가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질병에 대해 알리는 캠페인성 광고(일종의 공익광고다. 제약사가 협찬하는)는 비교적 수월하게 허가가 난다. 이것이 무슨 의미를 지닐까?
책에 따르면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비아그라를 만들어 파는 회사라고 한다)는 2003년 신문과 잡지에 시체 보관소에 시체가 늘어서 있는 충격적인 사진을 싣고 '간단한 혈중 콜레스테롤 검사로 심장 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를 피할수 있다'는 카피 문구를 넣는 광고를 내보내 세계보건기구 (WHO)로부터 경고 서한을 받기도 했다 .심장 질환을 일이키는 것은 흡연, 불균형한 식사,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수많은데도 이 광고에서는 콜레스테롤만 문제 삼았다는 게 주요 지적이었다.
책의 저자는 제약회사들의 과도한 질병 판매로 인해 대중의 지나친 의학화(Medicalise)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사실 책에서 제공하는 질병판매의 메커니즘이 너무 깔끔해서 이해는 용이했다. 저자들은 "소수의 아픈 사람보다 다수의 건강한 사람이 약을 먹게 만드는 게 다국적 제약 회사의 궁극적 목표" 라며 "현대인들 대다수가 선조보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에 약품 광고는 과잉 공급되고 질병의 위험성은 교활하게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AA(특정약품의 이름)’ BBB(질환)의 위험으로부터 33% 감소된 효과를 제공해 드립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일까. 환자를 위한 약일까? 아니다. 일반인을 위한 광고이다. 많은 제약회사들이 질병의 치료가 아닌 질병의 예방이라는 문장으로 건강한 일반인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33%는 무슨 의미일까. 쉽게 예를 들면 건장한 사람의 특정 측정값이 3인 경우, 이 ‘AAA’라는 것을 먹었더니 측정치가 2가 되었다. 그러면 1만큼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1/3해서 33%가 된다는 것이다. 너무 앞뒤를 자른 것 같아 많은 의미가 생략된 것 같다.
어느 곳에서나 웰빙과 관련된 많은 문구들을 보면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한두 겹의 거름망을 갖고 있고, 본인 또한 강력한 방어막을 치고 있다. 과학적/통계적인 방법(복잡하고 어려워서 아주 똑똑하신 분들만 가능할 것 같은)을 이용하여 아주 합리적인(?) 정보의 전달을 이용한 제약회사의 마케팅에는 남량특집 호러물을 능가하는 배경이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건강을 기원하는 덕담을 많이 주고 받는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거기에 발 맞춰 제약회사나 마케팅분야도 더더욱 바쁜 한해가 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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